나는 늘 혼자였다 / 양애희
내 안에서 퍼덕이는 나비떼
갈 곳 모르고,
심장의 핏물위에서 발자국만 찍는다.
내 안에서 나를 파먹고
부질없는 목숨 연명하기가 며칠,
제 몸의 이파리에서
제 몸의 뿌리에서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외로움속.
해를 삼킨 구름이 벌겋게 익어갈때
나는 내 안에서
나는 내 안에서
또 다시,
창문에 스며들지 못하는 빗방울처럼
배고픈 초록이 나를 집어 삼키듯
그렇게
나는, 나는 늘 혼자였다
통증으로 쑤시는 세상속
마음안 거미줄처럼 엉킨 고독
지워내느라,
개미처럼 꾸-욱-꾹 죽이는
외로움도 사랑이라는데....
날개돋힌 슬픔으로
덩그라니 혼자인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