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스크랩] [명상음악]열락(悅樂)
zkvnclsh20
2010. 3. 25. 20:45
그래서 매화를 노래 한 시가 1백수가 넘는다. 이렇게 놀랄 만큼 큰 집념으로 매화를 사랑한데는 이유가 바로 단양군수 시절에 만났던 관기(官妓) 두향(杜香) 때문이었다 그리고 두향의 나이는 18세였다. 두향은 첫눈에 퇴계 선생에게 반했지만 처신이 풀 먹인 안동포처럼 빳빳했던 퇴계선생이었던 지라 한동안은 두향의 애간장은 녹여였다 그 빈 가슴에 한 떨기 설중매(雪中梅) 같았던 두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매화를 좋아했다. 겨우 9개월 만에 끝나게 되었다. 두향으로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변고였다. 짧은 인연 뒤에 찾아온 갑작스런 이별은 두향이에겐 견딜 수 없는 충격이었다. 밤은 깊었으나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퇴계가 무겁게입을 열었다. 『내일이면 떠난다. 기약이 없으니 두려움 뿐이다.』 그리고는 시 한 수를 썼다. 어느 듯 술 다 하고 님 마져 가는구나 꽃 지고 새 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 두 사람은 1570년 퇴계 선생이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21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두향이가 준 수석 2개와 매화 화분 하나가 있었다. 평생을 이 매화를 가까이 두고 사랑을쏟았다 매화를 두향을 보듯 애지중지했다. 선생이 나이가 들어 모습이 초췌해지자 매화에게 그 모습을 보일 수 없다면서 매화화분을 다른 방으로 옮기라고 했다. 두향은 간곡한 청으로 관기에서 빠져나와 퇴계 선생과자주 갔었던 남한강가에 움막을 치고 평생 선생을 그리며 살았다 말년엔 안동에 은거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날 때 퇴계 선생의 마지막 한 마디는 이것이었다. 매화에 물을 주어라.』 두향이가 가득했다는 증거였다. 「내 전생은 밝은 달이었지. 몇 생애나 닦아야 매화가 될까」 (前身應是明月 幾生修到梅花). 퇴계 선생의 시 한 편이다.
한 사람이 죽어서야 두 사람은 만날 수 있었다. 다시 단양으로 돌아온 두향은 결국 남한강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두향의 사랑은 한 사람을 향한 지극히 절박하고 준엄한 사랑이었다. 그 대(代)를 잇고 이어 지금 안동의 도산서원 입구에 그대로 피고 있다. 올 봄 매화를 볼 기회가 있으면 두향의 사랑을 생각하고 한 번 유심히 바라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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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공의 시나루터
글쓴이 : 메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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