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명상음악] 추억

zkvnclsh20 2010. 5. 26. 14:45


      다시 길 떠나며' / 법정 스님

      이 봄에 나는 또 길을 찾아 나서야겠다.
      이곳에 옮겨와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는 새로운 자리로 옮겨 볼 생각이다.
      수행자가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안일과 타성의 늪에 갇혀 시들게 된다.
      다시 또 서툴게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영원한 아마추어로서 새 길을 가고 싶다.

      묵은 것을 버리지 않고는
      새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미 알려진 것들에서 자유로워져야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다.
      내 자신만이 내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그 누구도 내 삶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나는 보다 더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없는 듯이 살고 싶다.
      나는 아무것도,
      그 어떤 사람도 되고 싶지 않다.
      그저 나 자신이고 싶다.

      나는 내 삶을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그 누구도 닮지 않으면서
      내 식대로 살고자 한다.

      자기 식대로 살려면 투철한 개인의 질서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질서에는 게으르지 않음과
      검소한 단순함과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음도 포함된다.

      그리고 때로는 높이높이 솟아오르고
      때로는 깊이깊이 잠기는
      그 같은 삶의 리듬도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