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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사랑했더라면/최수월

zkvnclsh20 2007. 11. 19. 04:51

조금만 사랑했더라면 
낙엽 뒹구는 거리의 쓸쓸함도 
그저 깊어가는 가을이려니 느꼈을 테고
가을비에 축축히 젖을 일도 없었을 텐데
왜 그땐 뒷감당도 하지 못할 만큼 
미치도록 사랑했었는지
지금처럼 아픔만 남기고 
훌쩍 떠나버릴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가슴 터질 듯한
이 아픔 오리라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렇게 훌쩍 떠나리라고 
그도 나도 진정 몰랐었기에 
그땐 천 년을 사랑해도 좋을 만큼 
미치도록 사랑했었나 봅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소낙비가 내리듯 
예고 없이 아픔이 올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조금만 사랑했을 걸 
왜 그땐 겁 없이 사랑했었는지
이 아픔 올 줄 그땐 진정 몰랐었기에
터질 듯한 가슴은 죽고 싶은 것을
최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