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시의즐거움
貧女吟(빈녀음) 가난한 여자의 노래 - 許蘭雪軒(허난설헌)
zkvnclsh20
2008. 5. 1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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許蘭雪軒[허난설헌] 貧女吟[빈녀음] 가난한 여자의 노래 豈是乏容色[기시핍용색] 이 얼굴 남들만 못하지 않고 工鍼復工織[공침복공직] 바느질 길쌈 베도 솜씨 있건만 少小長寒門[소소장한문] 가난한 집 태어나 자란 탓으로 良媒不相識[양매불상식] 중매인도 발끊고 몰라라 하네. 不帶寒饑色[부대한기색] 추위를 주려도 내색치 않고 盡日當窓織[진일당창직] 진종일 창가에서 베를 짜나니 惟有父母憐[유유부모연] 부모님이야 안쓰럽다 여기시지만 四隣何曾識[사린하증식] 이웃이야 그런 사정 어이 알리요. |
夜久織未休[야구직미휴] 밤 깊어도 짜는 손 멈추지 않고 軋軋鳴寒機[알알명한기] 짤깍짤깍 바디 소리 차가운 울림 機中一匹練[기중일필련] 베틀에 짜여 가는 이 비단 한 필 終作阿誰衣[종작아수의] 필경 어느 색시의 옷이 되려나?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가위 잡고 삭둑 삭둑 옷 마를 제면 夜寒十指直[야한십지직] 밤도 차서 열손 끝이 곱아 드는데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 시집갈 옷 삵 바느질 쉴새 없건만 年年還獨宿[년년환독숙] 해마다 독수공방 면할 길 없네. |
사백년전의 천재여류시인
허난설헌은 이미 사백년 전에 여성으로서
당당히 문집을 발표한 최초의 천재시인이다.
본명은 초희, 그 유명한 홍길동의 작가 허균의 누나이다.
그녀의 삶은 철저한 불행과 고독의 나날이었으며
그녀의 시가 애상적 기풍을 띠는 것은
이런 불행한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그녀는 하필이면 조선시대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김성립의 아내가 되었는가를 한탄했다고 한다.
그러한 까닭에 그녀의 시에는 여성 특유의 낭만성과
서정성이 묻어 있는 한편 남성에 대한 그리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자유분방하고 과감한 사고가 담겨있다.
- 채련꽃
가을에 맑은 호숫물 옥돌처럼 흘러가고
연꽃 피는 깊은 곳에 난초 배를 매놓고서
당신보고 물 건너서 난꽃을 던졌는데
혹시 남이 봤을까봐 반나절 부끄럽네.
허난설헌
조선 중기의 시인. |
본관은 양천(陽川). 본명은 초희(楚姬). 자는 경번(景樊), 호는 난설헌. 엽(曄)의 딸이고,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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