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아름다운 봄
이효녕
꽃씨가 담긴
바람의 편지를 어제 받았다
아지랑이들이 들판에 앉아 있다가
개나리꽃을 보러 길 떠나고
민들레꽃들도 여기저기 피어나고
햇살아래 부엌 만들어 솥 걸고
솟아난 풀잎 뜯어 소꿉놀이 하던
어른이 빨리되고 싶던 어린 시절
이젠 꽃잎 추억이 반찬으로 밥상 위에 올려있다
여보 당신하며 어른들 따라하던 추억
봄볕이 내려앉은 초가지붕 위 봄바람
하얀 나비들 날개 기억 속에서 팔랑거린다
내 생애 몇 날이나 꽃이 피어날 것인지
세월이 말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들판은 아지랑이가 강물로 흐른다
맴도는 어린 시절의 꿈들은 떠돌고
시작도 끝도 없이 오가는
어린 시절 추억이 내리는 봄
강에서 서로 흘러 눈을 마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