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보내고 / 이외수 그대를 보내고 / 이외수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우리들 사랑도 속절없이 저물어 가을날 빈 들녘 환청같이 나지막히 그대 이름 부르면서 스러지는 하늘이여 버리고 싶은 노래들은 저문강에 쓸쓸히 물비늘로 떠돌게 하고 독약 같은 그리움에 늑골을 적시면서 실어증을 앓고 있는 실삼나무 .. 이외수 2013.01.07
독작 - 이외수 독작 - 이외수 애인도 하나 없는 세상 겨울까지 깊어서 거리는 폐항처럼 문을 닫았네 남의 아픔까지 내 아픔으로 울던 시대는 끝났네 허망한 낱말들 펄럭거리며 바다로 가는 포장마차 밀감빛 등불에 한잔술에 늑골이 젖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암송하던 시들도 이제는 죽었네 과거로 돌아.. 이외수 2012.12.19
설야...이외수 설야...이외수 사람들은 믿지 않으리 내가 홀로 깊은 밤에 시를 쓰면 눈이 내린다는 말 한 마디 어디선가 나귀등에 몽상의 봇짐을 싣고 나그네 하나 떠나가는지 방울소리 들리는데 창을 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함박눈만 쌓여라 숨 죽인 새벽 두 시 생각 나느니 그리운이여 나는 무슨 이유로 전생의 .. 이외수 2010.12.15
눈물겹게 사랑하는 마음 /이외수 눈물겹게 사랑하는 마음 별이며 새며 꽃과 나비에도 모두 사람의 마음이 실려 있고 집과 길과 전신주와 쓰레기통 속에도 누군가의 마음이 실려 있다 길섶에서 자라는 보잘 것 없는 풀꽃 하나라도 부디 눈물겹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자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우리가 길섶에서 자라는 보.. 이외수 2009.09.22
다들 그렇게 살고 있어/ 이외수 울지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 이외수 2009.05.09
그대와 헤어지고/이외수 그대와 헤어지고 -이외수- 그대와 헤어지고 겨울이 온다 영원으로 깊이 잠든 빙하기의 하늘을 지나 비어나간 내 관절 속으로 와서 우는 가느다란 유리새 울음소리 그대도 깨어 있을 지금은 새벽 두 시 빈조롱 철사줄마다 뜬 눈으로 별들이 매달려 있다 이외수 2009.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