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다들 그렇게 살고 있어/ 이외수

zkvnclsh20 2009. 5. 9. 23:02

 

울지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쉽상이지

 

화투발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 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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