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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無所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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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kvnclsh20 2010. 3. 2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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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無所有)

모름지기
살아간다는 것은
가득 채워져 더 들어갈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비워가며 닦는 맑음이다.

비워 내지도 않고 담으려 하는 욕심 내 안엔 그 욕심이 너무 많아 이리 고생이다.

언제면 내 가슴 속에 이웃에게 열어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수수한 마음이 들어와 앉아 둥지를 틀고,

바싹 마른 참깨를 거꾸로 들고 털때 소소소소 쏟아지는 그런 소리 같은 가벼움이 자릴 잡아 평화로울가.

늘 내 강물엔 파문이 일고 눈자국엔 물끼 어린 축축함으로 풀잎에 빗물 떨어지듯 초라하니

그 위에 바스러지는 가녀린 상념은 지줄대는 산새의 목청으로도 어루만지고 달래주질 못하니

한입 베어 먹었을때 소리 맑고 단맛 깊은 한겨울 무우 그 아삭거림 같은 맑음이 너무도 그립다.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이 곧 나다.

육체 속에 영혼 속에 수줍은 듯 숨어 있는 것도 역시 나다.

나를 다스리는 주인도 나를 구박하는 하인도 변함없는 나다.

심금을 울리는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외침,외침들 그것도 역시 나다.

나를 채찍질 하는 것도 나요 나를 헹구어 주는 것도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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