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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오는길/정설연

zkvnclsh20 2006. 8. 12. 02:29


나에게로 오는길 / 정설연 


막막한 부재. 정말 긴 
시간이었다.
이렇게 앞모습을 
보기 위해 뒤편에서 
허문 시간이 정말 
먼 길이었다.

바람이 불어 내가 따라나서면 가난한 
맥박으로 그 길을 늘 
가만히 다녔다. 이젠 
목위로 타오르는 
내 말을 뒤로 뉘이며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 위에서 저절로 움직이는 
인연 포개며 
몸을 부비며 
하늘 시름 다 벗으려 
구름에 쓸려 가며 옷고름 푼다.
실핏줄까지 저미게 하는 끝없는 행렬, 난 
온몸으로 하늘을 안아 버리겠다고 
마음 먹는다.

난 괴로워 하였다.
속을 뻗어보면 
명치끝에 와 맺히는 어설픈 몸짓에 성을 
벌컥내며 괴뢰워 했다.
글을 내품에 품겠다는 욕심으로 
내 허리를 굽히면 힘줄이 당겨온다 
내 몸통을 젖히면 
마음의 등이 꼬부라진다.

이젠...,나에게로 돌아와 마음 놓고 
드나들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