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흐르는 가요

정태춘 - 장서방네 노을

zkvnclsh20 2017. 2. 4. 12:52




      당신의 고단한 삶에 바람 조차 설운 날
      먼 산에는 단풍 지고 바닷물도 차더이다
      서편 가득 타오르는 노을 빛에 겨운
      님의 가슴 내가 안고 육자배기나 할까요

      비바람에 거친 세월도 님의 품에 묻고
      여러 십년을 한결같이 눌 바라고 기다리오
      기다리다 맺힌 한은 무엇으로 풀으요
      저문 언덕에 해도 지면 밤 벌레나 될까요

      어찌하리 어찌하리 버림받은 그 긴 세월
      동구 아래 저녁 마을엔 연기만 피어나는데
      아 모두 떠나가 버리고 해지는 고향으로
      돌아올 줄 모르네

      솔밭길로 야산 넘어 갯 바람은 불고
      님의 얼굴 노을 빛에 취한듯이 붉은데
      곱은 허리 곧추 세우고 뒷짐지고 서면
      바람에 부푼 황포돛대 오늘 다시 보오리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되돌리기 비나이다
      가슴치고 통곡해도 속절없는 그 세월을
      아 모두 떠나가 버리고
      기다리는 님에게로 돌아올 줄 모르네

      당신의 고단한 삶에 노을 빛이 들고
      꼬부라진 동구길에 풀벌레만 우는데
      저녁 해에긴 그림자도 님의 뜻만 같이
      흔들리다 멀어지다 어둠속에 깃드는데

      저녁 해에 긴 그림자도 님의 뜻만 같이
      흔들리다 멀어지다 어둠속에 깃드는데
      저녁 해에 긴 그림자도 님의 뜻만 같이
      흔들리다 멀어지다 어둠속에 깃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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