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하낭송시

묻고 싶다 / 이 성숙

zkvnclsh20 2007. 11. 30. 03:12
      묻고 싶다 / 이 성숙 (낭송:고은하) 한 세월 세상 밖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몰랐다 창문 틈으로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를 간질거려도 아이들이 이 산 저 산으로 뛰어다녀도 그녀는 궁금해 하지 않았다 그가 사랑을 주었다 모든 것이 행복이었다 숲이 우거지고 나뭇가지에 아기 주먹만 한 과일이 보인다 한 번도 날아가 따먹을 엄두를 그녀는 내지 않았다 어느 날 문득 세상 밖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꽃향기가 날아오면 꽃 이름을 궁금해 했고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으면 그 맛이 무슨 맛일까 하루해가 다 갔다 갑갑해 몸부림을 쳤다 흙담처럼 허물어 내렸다 몽그라진 손으로 살며시 문을 밀쳤다 자물쇠가 걸려 있는 줄 알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그 누구도 그녀를 가둔 적이 없었다 낙엽이 하나 둘 지고 바람이 연출한 가을은 차곡차곡 쌓였다 냉한 가슴에 온기가 전해오고 그녀는 홀씨가 되어 날아갔다 그녀는 지금도 행복할까 다시 또 새장을 그리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