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도 그렇게 하셨겠지 / 김은영
(낭송 : 고은하)
행복의 만찬이 식탁을 채우던 날
엄마!
사과 꼭지가 그렇게 맛있어요?
과일 한 조각 더 먹이려고 사과 갈비만
먹는 나에게 작은아이의 철없는 말
갈비라서 맛있다고 얼버무렸는데
아마 내 어머니도
자식위해 그렇게 하셨을 것이다
긴 잠에서 꿈속을 누빌 때
뒤척이는 소리에 이불 걷어찰까
덮어 주셨을 것이고
몇 번씩 깨워야 신경질 내며
눈을 비비고 일어났을 것이며 .
반찬 투정은 또 얼마나 했을까
손등이 터지도록
가슴이 아리도록
밭일하며 맛있는 반찬 먹이려고
한두 푼에 목숨 걸었던 왠수 같은 돈
이불속에 밥 한 공기 피눈물 사랑
묻어두었을 것이다.
누군가 건네준
피자 한조각과 음료수
애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라치면
큰애가 좋아하는데…….
작은애도 좋아하는데…….
분명 내어머니도 그랬을 것이다.
허리춤에 숨겨 놓았던
찰떡이 생각이 나게 하는
이 저녁
때 아닌 바람이 웬 말인가
찬 기운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옷한벌 사 입으려면
열두 번도 더 생각해야했고
헤진 신발사려면 가계 문 들락날락
인상 쓸 만큼 망설임에 지친 주인
에이!
나중에 사지 뭐…….
망설이다 세월 보냈을테지
말과 몸으로 보여주셨던
두 가지 사랑
그러나
아버지는 아내의 사랑위해 사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