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설레는 이름이 있습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이 있은 후로도 그 이름은
내게 그리움을 주었습니다
바다가 그리울 때나
편의점 앞에 서성거리며
습관처럼 캔 커피 하나 마실 때면
그리운 이름 하나 내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문득 보고 파지는 이가 내게
아직 남아있음에 나는 행복합니다
그리움이 너무 진해
까맣게 익어버린
내 가슴을 보고서도 미워하지 못하는
그리운 이름 그대가 내게 있습니다
꿈속에 찾아온 그대가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나는
그것이 꿈인 줄도 모르고
좋아라 하였지만 그대는 신기루처럼
곧 나를 떠났습니다
가슴이 미어져
또다시 하늘이
무너지는 것을 겪었습니다
차라리
그리운 이름으로 내게 남아주지
왜 꿈속에 날 찾아와 나를 흔들고 가는지
이름으로만 그리운 그대가 야속하여
잠에서 깨어 한참을 울었습니다
휴대전화에서는
내가 꿈꾼 사이에 이름으로만
그리운 그대가 나를 다녀갔습니다
나는 그것으로도 행복하여
그의 이름 석 자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새벽 그가 내게 오고 있습니다
* 글 : 박미림 [ "나의 시 나의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