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등대·김용화

산다는 것 / 김용화

zkvnclsh20 2009. 1. 31. 23:42
     
     산다는 것 / 김용화 
    백시인은 말했다
    그까짓 시 나부랭이 쓴다고 왜 그렇게 매달렸는지
    담배 한 대 날리면서 
    거침없이 말했다
    살아남는다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시라고 
    얼마나 외로운 밤을 지냈는가 
    녹차 한 잔 마시며 백시인이 말했다
    저 가구 우리 남편이 만들어 주었죠 
    멋진 가구에 허브가 향기롭다
    새로만난 사람에 대한 만족스러운 저 표정 
    나는 슬며시 웃었다 
    희끗한 머리의 백시인은 말했다
    이 담배 미국에 있는 아들놈이 보냈지요
    산다는 건 시보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