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슬퍼도 살아야 하네 / 바이로차나
나, 슬퍼도 살아야 하네!
몹시 애처롭고 슬프다. 슬퍼서 가슴이 아프다.
흘러내리는 눈물이 옷깃을 적시고
나에게 이처럼 창백한 슬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지나온 세월 허망한 사연들 내 마음을 떠나지를 않네.
덧없이 흘러간 청춘을 안타까워하지 않으리오.
나, 슬퍼도 살아야 하네!
나의 삶 다하고 이 세상 다하고 흩어진 노을처럼
나의 아픈 기억마저도
임의 마음 그리워 슬퍼 떠나지 못해도
이제 또 바람이 불면 나는 나그네같이
외로이 임의 곁을 떠나가리라.
칼바람 차갑고 해가 지니 어둠이 적막한데
우주 속에 존재하는 온갖 사물과 현상들
황금빛으로 노래를 부르고
낙동강은 유유하여 저녁노을 산봉우리는 찬란하네.
나, 슬퍼도 살아야 하네!
내 마음은 가랑잎이요.
임의 발자국에 머무르게 해 주오.
저기 홀로 불 밝혀 주는 별 하나 있기에
나의 슬픔까지도 사랑하는데
임 생각 그리워 가슴 아파도
외로이 임의 곁을 떠나 가리라.
언젠가 쓸쓸한 내 그림자 만나면
먼 훗날 그때엔 웃어 줄까
먼 훗날 그때엔 눈시울 적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