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하낭송시

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낭송 고은하)

zkvnclsh20 2012. 12. 23. 18:32

    
    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낭송 고은하)
    외로운 사람아,
    외로울 땐 나무 옆에 서 보아라.
    나무는 그저 제자리 한 평생
    묵묵히 제 운명, 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
    나무는 그저 제 자리에서 한 평생
    봄, 여름, 가을, 겨울 긴 세월을
    하늘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으면 입은대로 참아내며
    가뭄이 들면 드는대로 이겨내며
    홍수가 지면 지는대로 견디어내며
    심한 눈보라에도 폭풍우에도 쓰러지지 않고
    의연히 제 천수를 제 운명대로
    제 자리를 지켜서 솟아 있을 뿐
    나무는 스스로 울질 않는다.
    바람이 대신 울어준다.
    나무는 스스로 신음하지 않는다.
    세월이 대신 신음해 준다.
    오, 나무는 미리 고민하지 않는다.
    미리 근심하지 않는다.
    그저 제 천명 다하고 쓰러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