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시간/靑松 권규학
너를 믿고 의지했던 시간
나를 믿고 기다려준 사연들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가
흙먼지처럼 사라져간 기억들
여기, 너를 만나 쌓아왔던 흔적들
한 올 한 올
켜켜로이 쌓인 사랑의 덮개를 열면
양파처럼 벗겨지는 회환의 눈물
그래, 이젠 버려야 한다
내장이 끊어질 듯한 아픔으로
속 울음 울고
온몸이 부서질 듯한 고통으로
고함을 쳐 털어내야 한다
선과 악의 굴레에서
삶과 삶
사람과 사람
너와 나의 사랑마저도
그 사이사이에 너부러져 뒹구는
푸시시-
웃고 지날 해파리의 슬픈 웃음들이
다시 생각해 보면
소중하고 고운 시간이 될까?
그 밉고도 그리운
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그 많은 시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