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로 가는길

망상끊고 마음의 칼 찾는 곳

zkvnclsh20 2009. 2. 2. 03:47

- 망상끊고 마음의 칼 찾는 곳 -

學道如初不變心(학도여초불변심)
千魔萬難愈惺惺(천마만난유성성)
直척敲出虛空髓(직척고출허공수)
拔脚金剛腦後釘(발각금강자후정)
突出眼晴全體露(돌출안청전체로)
山河大地是空華(산하대지시공화)

도를 배우려는 뜻 처음과 변함이 없고
천만가지 어려움도 깨닫고 깨달았네
곧고 바른 진리 허공의 진수에서 오고
금강을 뽑아 버리면 창마저 부러진다.

온몸 나투고 맑은 눈으로 바라보니
산하대지가 바로 공화로다.

 

- 사찰 주련속 선시 은해사<심검당>-


해설) 팔공산 은해사(銀海寺)는

신라 제41대 헌덕왕 초년에 혜철국사가 창건한 절로

처음에는 그 지명을 따 해안사(海眼寺)라 했었다.

그뒤 고려 원종 11년에 홍진국사가 중건했으며

조선 명종 1년에 천교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옮겨 중창한 뒤

인종의 태실을 봉하고 이름을 은해사로 고쳐 불렀다.

 

은해사는 오랜 세월동안

여러번의 화재로 사지(寺誌)는 물론 성보가 불탔으며

 6·25때는 국민방위군 사건의

대참극이 벌어진 본거지가 되기도 했다.

 최근들어 중창불사를 일으켜

당우를 새로 짓고 사격을 확대시켜 대가람의 면모를 일신시켰다.

대웅전 주련의 내용은 이미 소개한(37호·95년 7월 19일자) 직지사 대웅전과 같다.

 

심검당은 글자그대로 마음의 칼을 찾는 곳이다.

마음의 칼이란 무엇인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인다’는

 선객들의 활달하고 치열한 구도정신을 이르는 말이 있거니와

심검당은 자신의 번뇌와 망상을 베고 진여의 실상을 찾는 곳이다.

 

은해사 심검당 주련의 내용은 퇴색되지 않은

 초발심으로 천가지 만가지의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성성한 깨달음의 세계에 들면

곧고 바른 진리는 허공중의 진수에서 오고

금강을 뽑아 버리면 창마저 부러진다는 것이다.

 그런 자리에서 맑은 눈으로 법계를 바라보면

산하대지 모두가 허공중의 꽃임을 뒷부분에서 강조하고 있다.

허공중의 꽃이란 모든 형상의 실체가 망심으로 보이는 것일뿐

 본래 실체는 없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그러니까 이 주련은 선정에 들어 깨우치고

 모든 형상의 덧없음을 보라는 질책을

선객들에게 내리고 있다고 이해하면 무난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