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양애희

그리움이 내게로 온다 / 양애희

zkvnclsh20 2009. 2. 2. 08:43

그리움이 내게로 온다 / 양애희
너를 만나고 
얼어붙은 호수에 물결이 인다
너를 만나고
생명이 생명으로 가듯
흐린 세월 너머 
잎 죽은 나무마다 꽃이 핀다
너를 만나고
노오란 햇살이 손등위에 꼼지락꼼지락
붉은 영혼의 찬란한 페달을 밟았다가
복사꽃 피거라 피거라
은백의 추억을 차고 올라 
따순 기억을 들춘다
아, 
그 기억 다 널어놓고
눈물인듯, 추억인듯, 바람인듯
은사시나무 사이로 
풀린 심장이 너울댄다
온 몸에 눈물 나는데
온 몸에 숨결 젖는데
빨래대에 하얀 속옷은 철없이 펄럭이고
물결같은 사람이 바삐 간다
그래, 다 간다
그렇게 가다가 다시 오는게지
구멍 뚫린 눈물을 벗고 오는게지
언제부터
말없이 품은 노을을 닦는다
다시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