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등대·김용화

봄비로 쓰는 편지 / 김 용화

zkvnclsh20 2009. 3. 24. 19:24
        봄비로 쓰는 편지 / 김 용화 봄비 몇 가닥 골라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뒤뜰 산수유가 노오란 점처럼 꽃망울이 생겼네요. 봄비 오는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는 오후 내 안의 뜰에도 봄비가 내립니다. 봄비 오는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창밖을 내다보는 것으로도 마음이 편합니다. 지난 겨울에 내렸던 잔설이 몇칠 전에 다 녹았지요. 봄 기운을 느낀 새들의 나래짓이 어찌나 힘차던지 나도 함께 하늘을 날고 있었지요. 이제 곧 달려올 봄에는 그대가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의 봄 한복판에 나는 하얀 한떨기 목련꽃으로 있겠습니다. 그대의 환한 미소를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더욱 행복할 것 같습니다. 봄비가 너무 좋아 봄비로 편지를 쓰면 그대가 참 좋아할 것 같았지요. 다음엔 봄비가 다시 내리면 다시 한 번 더 편지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