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양애희

비 오는 날엔, 가슴에 든 사람이 더욱 그립다 / 양애희

zkvnclsh20 2009. 6. 20. 16:41


비 오는 날엔, 가슴에 든 사람이 더욱 그립다 / 양애희
잿빛 하늘자락에 눈먼 바람이 분다
불현듯,
너는 내 속에 들어와 심장을 물들이고
오래 꿈꾸어온 한 생의 몸을 푼다
오매불망 숨결 이어
둘이 아닌 하나로 만나야지
가난한 매듭 열어
숨기장난일랑 이젠 하지 말아야지
꿇어앉은 그리움속
연민으로 다가온 무릎의 주름이 젖는다
아무도 머물지 않은 빈 들에
꽃별 하나가 돋는 지상의 시간
천년의 맹세는 달 긷는 별서에 누워
잎사귀 어긋난 침묵의 추억을 부른다
바람처럼 엎드려 
풀잎처럼 엎드려 둥글고 길게 부른다
기다리는 이 없어도 
가슴의 안부는 애련으로 내려와
기억의 터널까지 적시며 빗물로 흐른다
창가에 앉은 흙냄새 사이로 네가 더욱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