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국악명상] 세월

zkvnclsh20 2016. 8. 1. 00:56




      嶺雲閑不徹 영운한불철
      澗水走何忙 간수주하망
      松下摘松子 송하적송자
      烹茶茶愈香 팽다다유향

      고개 구름 한가로이 걷히지 않고
      시냇물은 왜 그리 바삐 달리나
      소나무 아래에서 솔방울 따서
      다리는 차 맛은 더욱 향기롭네.

      진각(眞覺)국사 혜심(慧諶, 1178~1234)의 시이다.
      ‘묘고대 위에서 짓다(妙高臺上作)’이니
      높은 누대 위에서 지은 것이다.

      시어로 등장한 언어는 한가함과 바쁨이 교차되지만
      전편의 시는 바쁘다는 조급함을 조금도 느낄 수가 없다.
      이것이 어쩌면 일상사가 선 아님이 없다는
      선 수행의 실상일 듯도 하다.

      구름과 물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물체이니
      바쁘다(忙)함이 본성적 표현이니
      여기서도 그 표면적 본성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시 전체의 의미는 오히려 한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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