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양애희

사랑하는 동안 나는 늘 외로웠다 / 양애희

zkvnclsh20 2009. 3. 8. 10:09
    사랑하는 동안 나는 늘 외로웠다 / 양애희 언덕길에 비껴선 투영의 들꽃처럼 오래오래 깊은 잠에 취한 노래처럼 정해진 잎은 있으되 줄기없는 운명처럼 바람부는 빈 뜰에 혼자있는 나는 외로웠다. 오래도록 그대를 사랑하면서도 몸 속 운명의 꽃밥에 머물지 않는 나비처럼 은빛 억새마다 흔들려 겹쳐지는 내 안의 그림자처럼 가슴자리, 그렇게 참을 수 없는 눈물로 외로웠다. 사랑하면 할수록 지문속에 박힌 침묵의 달 그림자 못 견디어 하늘가에 보내도 또 다시 곁에 두는 너로 하여 나는 외로웠다. 이름없는 것들에 매달려 그렇게 알듯 모를듯 허기진 그리움 은사시나무 숲마다 기댄 세월의 절규위에서 오로지, 나를 위한 사랑을 한적 없는 나는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