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시의즐거움

그 달을 떠서 찻잔에 담고 /초의선사

zkvnclsh20 2009. 10. 10. 12:54

 



      그 달을 떠서 찻잔에 담고 /초의선사


      어젯밤에 뜬 보름달은
      참으로 빛났다
      그 달을 떠서 찻잔에 담고
      은하수 국자로 찻물을 떠
      차 한 잔에 명상한다.


      뉘라서 참다운 차(茶) 맛을 알리오
      달콤한 잎 우박과 싸우고
      삼동(三冬)에도
      청정(淸淨)한 흰 꽃은 서리를 맞아도
      늦가을 경치를 빛나게 하나니.


      선경(仙境)에 사는
      신선(神仙)의 살빛같이도 깨끗하고
      염부단금(閻浮檀金)같이
      향기롭고도 아름다워라.

      - 초의선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