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양애희

저문 강가에 기억이 날아 오르다/양애희

zkvnclsh20 2009. 10. 20. 01:14

저문 강가에 기억이 날아 오르다 / 양애희
저문 강가에 바람이 분다
그대 문신을 한 바람이 분다
고개 숙이고 붉게 타는 입술을 물고 
기억의 발자욱이 손등에 앉아 바람이 분다
꽃 그늘 등진 자리에서
건널 수 없는 기억의 강 너머
달의 눈물이 또로록
작별의 축축한 어깨에서
버드나무 드리운 그 강가에서
짚을 수 없는 가지 끝
심장에 스며든 그림자를 업고
아우성대는 입을 막고
질펀한 추억 사이 문을 연다
마음의 입술이 기억의 허리를 밟고
바람에 흔들리다 흔들리다
그리고 다시 젖고 싶은 마음이 
강으로 강으로 흐르다 날아 오른다
그저 마음 뜨거히 안기는 달로 떠서
그저 마음 비추는 붉은 꽃으로 피어나
설레임의 닿을 달아
여전히 별로 뜨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