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양애희

바람이 그리운 이름을 부른다 / 양애희

zkvnclsh20 2009. 9. 25. 14:18

저 너머 어디쯤 꽃이 되어서 어쩌자고 네 속에 들어갔다가 어쩌자고 네 속에서 나오기도 하는지 뜨거운 입술에 묻어나는 의문의 기호들 생의 얼굴에게 묻다 생의 가슴에 파묻다 생의 가장 아름다운 꿈의 덧문을 열고 너의 숲에 가만히 잠겨 본다 간간히 목 축이며 뻐꾸기 제 집 날아오르고 숨어든 기억이 하루를 하염없이 문지르면 바람이 되어서 바람이 되어서 기억 상실처럼 너는 피어나 꽃인양 그리움을 끌어 안고 한 장 한 장 손 끝의 안개를 더듬는다 마른 꽃잎같이 날다가 흐르는 강물에 가리우다가 너의 가슴에 긴 그리움으로 흐른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바람이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기억이 쉴 강물이 출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