擧世無人窺戶庭 거세무인규호정 鳳嘯龍吟破禪寂 봉소룡음파선적 一竿明月滿江城 일간명월만강성 속에 아무것도 없이 원래가 맑아서 온 세상 누구도 이 뜨락 넘볼 수 없다 봉의 휘파람 용의 울음으로 선적을 깨니 한 줄기 밝은 달 강 마을에 그득하다 태고 보우(太古普愚) 화상의 시이다. 제목이 죽암(竹庵)으로 대나무 암자를 읊은 것인데 이는 이 호를 가진 사람의 인품을 드러낸 것이다. 속이 아무것도 없이 비었다 함이 대나무의 속이 비어있음을 말하면서 이 호를 가진 이의 청빈함을 암시한다. 대나무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듯이 주인공의 인품의 깊이도 들여다 볼 수가 없다. 아무것도 없다함은 그 안에 어느 것도 들어앉을 수가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주인공의 품 안에는 누구나 깃들 수 있다. 아무것도 없음은 무한의 공간을 의미한다. 이 사람의 인품을 상징한다. 대나무의 비어있음이 바로 무한의 소리를 담을 수 있는 용기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연의 소리를 빌리려 할 때 맨 먼저 이용된 것이 대나무이다. 악기의 기본 소재가 된 것이 대나무이다. 그래서 다음 구(句)를 봉의 휘파람이요 용의 을음(鳳嘯龍吟)으로 이었다. 이 울림과 참선의 고요함의 대칭이 순간적으로 격파되어 허공을 채운다. 중천의 달이 온 강에 채워지는 순간과 같다. 한 줄기의 일간(一竿)과 강에 가득한 만강(滿江)의 일과 만의 맞물림이 전편의 시를 압축해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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