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명상음악] 만행

zkvnclsh20 2016. 12. 14. 02:50




      中無一物本來淸  중무일물본래청
      擧世無人窺戶庭  거세무인규호정
      鳳嘯龍吟破禪寂  봉소룡음파선적
      一竿明月滿江城  일간명월만강성

      속에 아무것도 없이 원래가 맑아서
      온 세상 누구도 이 뜨락 넘볼 수 없다

      봉의 휘파람 용의 울음으로 선적을 깨니
      한 줄기 밝은 달 강 마을에 그득하다


      태고 보우(太古普愚) 화상의 시이다.
      제목이 죽암(竹庵)으로 대나무 암자를 읊은 것인데
      이는 이 호를 가진 사람의 인품을 드러낸 것이다.

      속이 아무것도 없이 비었다 함이
      대나무의 속이 비어있음을 말하면서
      이 호를 가진 이의 청빈함을 암시한다.

      대나무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듯이
      주인공의 인품의 깊이도 들여다 볼 수가 없다.
      아무것도 없다함은
      그 안에 어느 것도 들어앉을 수가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주인공의 품 안에는 누구나 깃들 수 있다.
      아무것도 없음은 무한의 공간을 의미한다.
      이 사람의 인품을 상징한다.

      대나무의 비어있음이
      바로 무한의 소리를 담을 수 있는 용기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연의 소리를 빌리려 할 때
      맨 먼저 이용된 것이 대나무이다.
      악기의 기본 소재가 된 것이 대나무이다.

      그래서 다음 구(句)를 봉의 휘파람이요
      용의 을음(鳳嘯龍吟)으로 이었다.
      이 울림과 참선의 고요함의 대칭이
      순간적으로 격파되어 허공을 채운다.

      중천의 달이 온 강에 채워지는 순간과 같다.
      한 줄기의 일간(一竿)과 강에 가득한 만강(滿江)의 일과
      만의 맞물림이 전편의 시를 압축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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