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국악명상]내안에 또 다른나

zkvnclsh20 2018. 2. 19. 09:33




      肇開鈴閣宣仁風(조개영각선인풍)
      一境欣然喜已同(일경흔연희이동)

      昨夜禪餘眠更穩(작야선여면갱온)
      是知新化及山中(시지신화급산중)


      일찍이 정가에서 인자한 풍도 폈다 하니
      한 고을 흔연한 기쁨 누구나 한결같다

      엊저녁 참선 뒤 잠자리 평온하더니
      새 원님 덕화 산중에 미쳤음 이제 알겠네.

      진각(眞覺)국사의 글로, 새로 부임한 군수에게 보내는 시이다.
      중앙정부에 있을 때부터 선정을 했던 경력이 있던 분이
      새로 군수로 왔다는 소식을 듣고 즐거운 마음으로 축하하는 내용이다.

      군수의 부임지 평양(平陽)은 순천의 옛 이름이니
      송광사에 있을 때에 쓴 시로 스님은 나라 안의 혼란스러움을
      자신이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여겼다.
      당시 몽고군의 침탈로 인한 백성들의 어려움을 안타까워 해 적은 것이
      ‘민농(憫農)’이나 ‘영남간고상(嶺南艱苦狀)’ 같은 시이며
      사찰 전답에서도 세수를 걷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이를 돌려 달라고 원나라 황제에게 직접 글을 올린 것이
      ‘복전표(復田表)’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부임한 군수가
      중앙정부에서도 선정을 폈던 관리였다고 하니
      밤잠까지도 평안해졌다는 것이다.

      스님은 서민의 마음을 보듬어야 하고
      관리는 서민의 살림을 북돋아야 하기에
      분야는 달라도 민중을 어루만지는 의무는 같다.
      고려시대의 스님은 이러한 두 축을 잘 조화시켰다.

      이 짧은 시에 그러한 단면을 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