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 이외수 겨울비 / 이외수 모르겠어 과거로 돌아가는 터널이 어디 있는지 흐린 기억의 벌판 어디쯤 아직도 매장되지 않은 추억의 살점 한 조각 유기되어 있는지 저물녘 행선지도 없이 떠도는 거리 늑골을 적시며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 모르겠어 돌아보면 폐쇄된 시간의 건널목 왜 그대 이름 아직도 날카로운 .. 이외수 2008.11.27
한잔 : 이외수 한잔 시 : 이외수 즐거움에 취해 한잔. 슬픔에 취해 한잔. 과거에 대한 미련 때문에 한잔.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한잔. 어느덧 채워지는 삶의 희노애락이여.. 너의 향기에 취해 한잔. 많은 사연들을 듣기 위해 한잔. 그리고 가끔은 이유없이.. 마시는 만큼 해결되는 세상은 아니지만 위로 없인 살기.. 이외수 2008.10.03
인생의 4가지 계단(이외수)............ 사랑의 계단 만약 그대가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어깨 위에 소리없이 내려앉는 한 점 먼지에게까지도 지대한 관심을 부여하라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하찮은 요소까지도 지대한 관심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의 계단으로 오르는 문이 열리기 때.. 이외수 2008.09.19
李外秀 詩畵展 *- 李外秀 詩畵展 -* (-1-)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내가 서 있습니다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겠습니다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한 모금 햇빛으로 저토록 눈부신 꽃을 피우는데요 제게로 오는 봄 또한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문득 고백하고 싶었어 봄이 온다면 날마다 .. 이외수 2008.09.18
길에 관한 명상수첩 길에 관한 명상수첩 / 李外秀 [1].. 길은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2].. 인간이 길을 만들기 이전에는 모든 공간이 길이었다. 인간은 길을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 길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3].. .. 이외수 2008.09.18
시간퇴행(時間退行) ▒ 시간퇴행(時間退行) / 李外秀 ▒ 아무리 생각해도 내 젊음은 아름답지 않았어 가난이 질척거리는 길바닥 맨발의 슬픔으로 그대에게 보내는 장문의 편지 때로는 미농지처럼 바스락거리는 목숨으로 마른 꽃잎 한 장도 끼워 두었지 언제나 그대는 주소불명 편지는 반송되고 밤마다 허기진 불빛으로 .. 이외수 2008.09.18
李外秀 展 *- 李外秀 詩畵展 -* (-2-) 봄밤의 회상 / 이외수 밤새도록 신문지 같은 빗소리를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 내 생에 언제 한 번 꿀벌들 날개 짓 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가득 베어 물고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본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보면 내 .. 이외수 2008.09.18
하지만 개떡 같은 세상이여 몸은 병들어 비틀거리고 글은 쓸수록 까마득한데 어느새 머리에는 하얀 무서리 하지만 개떡 같은 세상이여 까불지 마라 아직은 가운데 손가락 힘차게 뻗어 뻑큐를 먹일 기력은 남아 있으니 내 목숨 다 하는 그날까지 겨울에도 시퍼런 대숲 자라오르고 그 위로 보름달 하나 청명하리라 하지만 개떡 같.. 이외수 2008.09.18
李外秀·3 李外秀·3 영혼이 없는 육체를 보았습니까. 그는 영혼을 호주머니 속에 넣어둡니다. 마른 풀씨처럼 불을 붙이면 연기도 없이 지워질 몸은, 차곡차곡 접어서 서랍 속 흰 빨래 옆에 가지런히 놓아둡니다. 가끔은 주머니를 털고 술잔 속에 담배연기 속에 우리들 손등 위에 가만히 그의 영혼을 옮겨 놓습니.. 이외수 2008.09.18
묻고 싶습니다 경제만 살릴 수 있다면 도덕성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 다고 말씀하시는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남편이나 아내가 돈만 잘벌어 온다면 도둑질을 하건 오입질을 하건 아무 상관이 없으시다는 건가요. 도인들도 못 따라갈 경지입니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이외수 2008.09.18